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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어려워
루소의 독서법 각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 생각도 다른 사람의 생각도 섞지 말고 그들의 생각을 취해서 이해하는 것을 법칙으로 삼았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을 만큼 공급받을 때까지 내 머리를 생각의 창고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자. (각 저자의) 생각이 옳건 그르건 말이다.' 이 방법에 부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그렇지만 이 독서 방법은 배움에서 내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말하자면 숙고하지도 않고 거의 따지고 들지도 않고 정확히 그 저자들이 생각하는 대로만 따라 생각하면서 몇 년을 보내고 나자, 나는 나 자체로 충분하여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 사고할 만큼 많은 지식을 축적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여행이나 일 때문에 책을 접하지 못할 때면 ..
의 한 장면이다. 유럽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수영장 풍경이다. 한국 수영장의 풍경과 다른 부분은 1) 사람들이 수영모를 쓰지 않는다, 2) 물 위에 라인을 구분하는 줄이 없다, 3) 물을 첨벙이며 자유형이나 접형을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수영모도 쓰지 않고 물안경도 쓰지 않는다.) 뒤집어 말하면, 한국의 수영장에서는 심지어 나같은 대머리에게도 (나는 평형밖에 할 줄 모르는데) 수영모를 쓰기를 강요하고, 물 위에 독서실 칸막이같은 줄이 있으며, 사방으로 물을 튀기며 사람들이 대개 자유형을 (드물게 폼 잡기 위해 접형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로서는 여름철 야외수영장에서밖에는 도저히 수영을 할 수가 없다. 물론 그곳에서도 수영모를 쓰기를 강요받지만, 적어도 내 자유로운 움직임을 ..
2013년 1월 26일 토요일 낮, 남향인 아파트 7층의 발코니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눈 덮힌 무등산이 파란 하늘 아래 우아하게 서 있다. 세 겹의 산이 서로 다른 정도로 눈에 덮혀 있어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 밑으로 동구에서는 그나마 제일 높은 건물인 듯한 광주은행 건물이 서 있고, 그 오른쪽에 살짝 조선대학교 사회대/사범대 건물 지붕이 보인다. (그 건물 2층 북쪽 끝에 내 연구실이 있다.) 집 층수가 조금 더 높다면 사회대 건물이 더 많이 보일 텐데, 조금 아쉽다. 여전히 안 보인다고 하는 사람을 위한 확대 사진.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저자 사사키 아타루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2-05-1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읽고 쓰는 것이 바로 혁명이다!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2012년에 읽은 책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고 자극이 되었으며 위로가 되었던 책. 읽고 쓴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룬, 읽는다는 것, 그리고 쓴다는 것을 거룩한 행위로 느끼게 해준 아주 좋은 책.
2012학년도 2학기가 끝났습니다. 성탄절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여러분들의 과제물들을 읽고 채점했습니다. 손가락 마디마디, 손목과 어깨가 아직도 욱신거리네요. 내일(26일)부터 성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적을 확인하고 싶다"는 어설픈 외교적 표현으로 어떻게 성적을 올려볼까 헛되이 시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찔러 보고, 안 되면 말고...가 아니라, 근거 없이 찌르면 한 등급 성적을 낮추겠습니다. (상향 조정은 상대평가 비율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하향 조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답니다.) 먼저 사회학! 여러분들의 과제물 재미 있게 잘 읽었습니다.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어도, 나름대로 흥미 있는 시각들을 보여준 글들이 있었습니다. 자기 목소리가 있고, 흥미로운 시각으로 현상을 관찰한 보고서에 그나마..
0. 매 학기 말이면 다음 학기에 개설할 과목들에 대한 구상을 합니다. 학교도 서둘러 과목명과 시간표를 확정하길 요구하고, 수업계획서도 일찌감치 작성하여 게시하게끔 합니다. 정작 학생들은 대개 시간에 맞춰 수강할 과목을 고르거나 (좋은) 학점 얻기가 쉽다고 소문난 과목을 찾아 시간표를 짜지만, 교수는 학생들이 수업계획서의 내용을 보고 순수하게 내용에 대한 관심만으로 수강신청을 하기를 바라며, 다음 학기 수업계획서를 작성합니다. (정말 순수하게 내용만 보고 학생들이 수강신청할 때 자신의 수업이 오히려 폐강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으면서 말이죠.ㅋ) 아무튼 수강신청 행위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들은 매우 많지만, 그 변수들을 어차피 교수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교수는 그저 최소한의 자기 능력 범위 안..
2012학년 2학기 기말 시험 또는 평가와 관련한 사항들을 안내합니다. 1. 먼저, 은 별도의 기말시험을 치르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에, 자신이 선택한 주제에 관한 사회학적 보고서를 작성하여 12월 18일 오후 5시까지 정치외교학부 사무실에 제출합니다. 분량은 A4 5매 내외이고, 반드시 보고서의 제목을 붙이십시오. '보고서'가 글의 제목일 수는 없습니다.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엄기호의 와 수업 교재인 을 잘 읽으십시오. 교과서에서 설명하고 있는 중요한 사회학적 개념들을 이용하여 한국 사회의 현실을 분석한 좋은 예가 입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정한 주제, 즉 현실 속의 어떤 문제에 관하여 사회학적 개념들과 이론들을 이용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는 겁니다. 이러저러한 처방을 내리려고 하지 마십시..
'아르바이트'는 기만적인 표현이다. 그것은 '노동'이라는 그 말의 본래 뜻을 감추면서 마치 다른 것을 가리키는 것처럼 사람들을 속인다. 과거에 아르바이트는 대학생의 과외교습을 일컫는 표현이었다. 사교육의 원조인 대학생 과외가 한때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아르바이트를 업으로 삼고 큰돈을 벌면서도 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탈세자가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대학생의 아르바이트를 금지했지만, 대학생들은 돈을 벌기 위해 '몰래바이트'를 계속 했다. 당시에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노동자가 '일'을 하는 것과는 다른 것을 의미했다. 그것은 결핍을 의미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름을, 더 나아가서 우월함을 의미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행여 가난해서 할지라도, 땀 흘리는 노동과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었다. ..
하이든이 작곡하고 독일의 테너 페터 슈라이어(Peter Schreier)가 부릅니다. 장자의 '나비의 꿈'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인생은 한갖 꿈이다(Das Leben ist ein Traum)'라는 곡입니다. Das Leben ist ein Traum! Wir schlüpfen in die Welt und schweben Mit jungem Zahn und frischem Gaum, Nach ihrem Wahn und ihrem Schaum Bis wir nicht mehr an Erde kleben. Und dann, was ist's? Was ist das Leben? Das Leben ist ein Traum. 인생은 한갖 꿈!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 갓 생겨난 이와 연약한 잇몸을 가지고서 세상의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