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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어려워

유대기독교 전통에서 흔히 뱀은 인간을 타락시킨 원흉으로 여겨지곤 한다. 인간의 범죄와 타락을 결과로 놓고 그 원인을 간교한 뱀의 유혹에서 찾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상징적 사건을 기록해 놓은 「창세기」를 스피노자와 함께 잘 들여다보면 다른 해석도 얼마든지 가능하다.「창세기」 2장은 “사람과 그 아내가 둘 다 알몸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문장으로 끝난다. 이어지는 3장에는 사람(아담)과 그 아내(하와)가 금지된 열매를 먹고 눈이 열려서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저녁에 하느님이 사람을 찾았을 때, 사람은 이렇게 대답한다. “동산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고 제가 알몸이기 때문에 두려워서 숨었습니다.” 선과 악을 알게 된 사람을 동산에서 내쫓으며 하느님은..

스피노자는 1677년 2월 21일 네덜란드 홀란트 주에 있는 도시 헤이그에서 44년 조금 넘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종이로 된 유언장은 없었지만, 폐병을 앓고 있던 스피노자가 하숙집 주인에게 자신이 죽으면 즉각 책상과 함께 그 속에 있는 편지와 원고들을 암스테르담에 있는 출판인에게 보내라고 미리 말해둔 덕분에 스피노자의 유고는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 스피노자의 친구들은 즉시 출간 작업에 착수했고, 그해 말 스피노자의 유고집이 출간되었다. 이미 완성은 했지만 탄압에 대한 우려 때문에 생전에 출간하지 못한 , 1670년에 이미 출간했지만 저자의 이름을 감출 수밖에 없었던 , 그리고 미완성 초기작 과 스피노자가 죽기 직전까지 작업한 이 이로써 그 저자의 이름과 함께 세상에 공개되었다. 스피노자의 은 16..

철학자 스피노자는 한 편지에서 ‘생각하는 돌’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움직이는 돌이 있는데, 이 돌에게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돌은 자기가 계속 움직이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돌은 자기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어서 자기가 온전히 자유롭다고 믿으며, 오로지 자기가 원해서 계속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는 인간의 자유입니다. 인간의 자유란 사실 인간이 자기의 욕구는 의식하지만 그 욕구를 결정하는 원인은 모르는 데에서 비롯하는 관념입니다.” 우리는 우리들 자신과 남에게 ‘인격’을 부여한다. ‘인격’의 핵심은 자율성이다.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이 키우는 동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