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어려워

가수 홍진영의 학위논문이 표절이라는 의혹이 얼마 전 제기됐다. 여론은 그저 홍진영의 사실 인정과 방송 하차 여부에만 관심을 보인다. 계속 방송에 나온다는 사실을 문제 삼는 것을 보면 여론이 원하는 것은 그저 홍진영의 방송 하차, 즉 경제적 손실이 아닌가 싶다. 모든 일에 대해 각자의 관심이 다른 것은 당연하니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나 언론의 연예 담당 기자, 그리고 일반인의 관심이 학문에 있지 않은 것을 탓할 수는 없다. 다만 대학이 마땅히 기울여야 할 관심은 따로 있고 해야 할 일도 따로 있다. 한때 대학에는 졸업논문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그때의 대학생들은 졸업을 하기 위해 논문을 써야 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는 이 졸업논문 대신 토익점수 몇 백 점을 요구하는 대학도 있다고 하지만, 이제 대학 졸..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그동안 전 세계는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후보 한 사람의 당락에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지는 한반도 평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경쟁하는 두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대한민국 정부는 철저히 대비했을 것이다. 일국의 대통령 선거에 이처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만큼 미국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대선에 투표와 같은 방식으로 참여할 수 없다. 사후적으로 우리 정부를 통해 대응할 수 있을 뿐이다. 자국 정부를 구성하는 선거에 관심이 많은 이유가 그것이다. 정부가 우리 삶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만, 우리 삶에 대한 타국의 직간접적 영향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

우리 대학 주변에 있는 고등학교 담벼락에 현수막이 여럿 붙어 있다. 우리 지역에 소재한 대학들이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내건 홍보 현수막들이다. 입시철이 돌아왔나보다 하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간과하기에는 불안한 징조들이 엿보인다. 최근 언론을 통해 몇 가지 사실들이 보도됐다. 먼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재학생 지원자 수는 34만 여 명에 불과하고, 졸업생을 합쳐도 50만 명에 이르지 못한다고 한다. 실제 응시자 수는 이보다 더 적을 것이라고 하는데, 어쨌거나 전체 대입 정원(49만 655명)보다 적은 수이다. 대입 지원자 수가 정원보다 적은 상황에서 지방의 일부 사립대학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 커다란 경제적 타격을..

지난 27일 광주광역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올해 2월 3일 광주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최대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였다. 시 당국이 이번 사태를 특별히 심각하게 여긴 이유는 확진자 가운데 일부가 자신의 동선을 숨기거나 거짓 진술을 해서 추가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조치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의 학생 한 명도 이 확진자와 같은 종교시설을 이용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정치적인 이유로 방역당국의 조치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100인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비웃듯이 대규모 집회를 하는가 하면, 언론 앞에서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기 위해 일부러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방역당국의 코로나19 검사를 불신하는 사람도 있다. 정부가 자신들을 정..

한때 ‘운동권’ 학생회라는 말이 있었던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거에 학생회는 정치적ㆍ사회적 변혁을 지향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끝나고 정치적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학생운동은 방향을 잃게 되었다. 잠시 과도기적으로 학생자치를 운동 목표로 내걸기도 했지만 1997년 금융위기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영향 속에서 대학생 자체가 빠르게 ‘경제적 동물’로 변해갔고, 그에 따라 학생회도 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오늘날 대학의 학생회는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이중적인 의미에서 이익집단이다. 노조가 사측의 이익과 대립되는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듯이 학생회는 학교나 교수의 이익과 대립되는 학생의 이익을 대변한다. 그러나 동시에 노조가 자기 이익을 위해 활동하듯이 학생회도 자기 이익을 위해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