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어려워
이 땅에서 사상의 몫이란 어떤 것일까? 아마도, 물 위에 뜬 기름 꼴. 잘 되어도 그렇다. 대중의 선택과 헛돌며 떠도는 존재. 못 되면 말 할 나위도 없다. 물을 뒤덮는 기름 공해.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고 먹고 마실 물과 동떨어져 오히려 그 물을 질식시키는 존재. 그렇다면 대중은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알까? 그들조차 모른다. 물론 일상적 차원에서는 그들은 그것을 찾았다고 소리친다. 그러나 기껏해야 이미 없어진 과거의 골동품에서 그것을 찾거나, 고통 없이 수입된 것에서 그것을 찾는다. 그것의 처지 역시 기름이다. - 김진석, , 12쪽 -
소통과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것들 앨버트 O. 허시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2010. 알버트 오토 허쉬만(Albert Otto Hirschman)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1915년에 베를린에서 태어난 그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에서 공부했고, 스페인, 프랑스, 북아프리카, 이탈리아에서 직접 전쟁을 치렀으며, 남미에서 경제고문관으로 일했고, 미국의 유명한 대학들에서 가르쳤다. 그의 이런 독특한 이력이 반영되기라도 한 듯이 그의 학문은 여러 분과학문의 경계를 가로지르고, 여러 나라와 지역을 아우르며, 추상적 이론과 구체적 현실의 복잡한 관계를 매우 절묘하게 드러낸다. 그를 유명한 개발경제학자로 만든 다른 책들과는 그 소재의 측면에서 사뭇 다른 이 책, (The Rhetoric..
공부는 3D 업종이다 곽 준 혁(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1. 공부법에 대해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오랜 시간 고민했다. 부족한 내 스스로의 공부법을 담담한 언어로 표현해야 할지, 아니면 충격으로 다가왔던 지난 몇 년간의 선생으로서의 경험을 서술해야 할지 망설여졌던 것이다. 그러나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장 말하기 어려운 부분을 말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점점 분명해졌다. 거의 대부분의 선생님들과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나도 강단에 오르며 다짐한 바가 있었다. 다음 세대의 연구자들에게 유학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일 수 있도록, 나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고 최선을 다해 가르치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러나 겨우 4년이 지난 지금, 그러한 나의 결심에 대해 적지 않게 회의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 ..
제자이자 후배인 학생들을 위해 예전에 쓴 글입니다. 한번 참고삼아 읽어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