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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어려워
2024년은 김대중 전 대통령 탄신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신안 하의도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자란 청년 사업가 김대중은 1971년 40대의 나이에 야당 대통령 후보로서 박정희와 맞붙었다. 여러 차례의 죽을 고비를 넘겨 가며 도전한 끝에 그는 결국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고, 평생에 걸친 민주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호남이 배출한 20세기 최고의 정치인이기에 그에 대한 호남민의 자부심도 크고 그의 뒤를 이을 정치인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그러나 해마다 그의 기일이 되면 그런 ‘큰 인물’이 나오지 않는 현실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탄신 100주년인 올해에도 어김없이 그랬다. 총선을 앞두고 많은 정치인이 스스로 그런 ‘큰 인물’이 되겠다고 외치지만, 그럴수록 부재..
작년 7월 5일자 아침시평에서 나는 당시 유력 대선 후보의 출마 선언문을 읽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 선언문에 20세기 냉전 이데올로기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이 그의 진짜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고, 보수 정당 후보로 나서게 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보수 유권자의 마음에 영합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도자가 이데올로기적 시각을 가지고 성급하게 대중을 이끌려고 하거나 대중의 이데올로기적 시각에 영합하려고 하면 정치공동체의 운명이 암울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반걸음’ 앞서 나갈 것을 주문했다. 새 대통령의 취임사를 읽고 나는 당시 선언문에 담긴 생각이 본인의 것이었음을 알았다. 취임사의 내용도 같은 냉전 이데올로기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그 이데올로기의 서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