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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어려워
유럽에서 광주를 생각한다(5) 도시와 사람의 흔적 여행의 동기는 사람마다 다를 듯합니다. 어떤 사람은 산해진미를 찾아 여행을 하겠지만, 저에게 음식은 그다지 여행의 동기가 되지 못합니다. 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거의 언제나 사람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이건 이미 죽은 사람이건 간에 만나보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는 일은 언제나 저를 설레게 합니다. 물론 거기에 음식이 함께하면 더 좋겠죠. 그러나 음식만을 위해 어느 곳을 찾아간다는 것은 아직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베를린의 시내 중심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철학자 헤겔이 묻혀 있는 것으로 유명한 공원묘지가 하나 있습니다. 그곳에는 유명한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그의 부인 헬레네 바이겔의 묘도 있습니다. 부부가 마지막 생을 보낸 집이 그 공원묘지 옆에 있..
책 사이에는 지식이, 빵 사이에는 고기가 파리 동남쪽에는 매우 특이한 모양의 거대한 도서관이 하나 있습니다. 이 도서관에는 어떤 사람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그 주인은 바로 프랑수아 미테랑이라는 프랑스 최장수 대통령입니다. 그는 (지금은 5년으로 바뀌었지만) 임기 7년의 대통령직을 연임하여 14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일했습니다. 그의 두 번째 임기 때 세워진 도서관이 바로 프랑수아 미테랑 국립도서관입니다. 독일 베를린의 국립도서관과 마찬가지로 이 도서관도 이용을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합니다. 참고문헌실을 하루 이용하기 위해 3.5유로, 우리 돈으로 5천 원 가량을 내야 합니다. 제가 파리에 머물던 시기에 아주 운이 좋게도 주말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서 토요일 아침에 길을 나섰습니다. 파리의 남쪽 국제대학..
더 다양할수록 더 완전하다 파리의 남쪽 끝에는 대규모의 국제대학기숙사촌(Cité Internationale Universitaire de Paris)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각국에서 파리로 유학 온 학생과 연구자, 예술가들이 먹고 자는 곳입니다. 130개 이상의 나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니 그 사실만으로도 놀라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이곳이 유명한 것이 단지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국적이 다양하고 그 수가 많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곳에 있는 40개의 ‘메종’이 그 집에 이름을 부여한 40개의 국가에 의해 지어졌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곳에는, 예컨대, 인도관, 캄보디아관, 일본관, 이탈리아관, 스위스관이 있습니다. 때로는 각각의 집에 고유의 이름이 붙어 있기도 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