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어려워
청년 국제 교류가 이주민 통합에 기여하는 방식 본문
현재 독일인을 100명으로 축소하면 그 가운데 25명이, 베를린이나 함부르크 같은 대도시에서는 무려 40명 이상이 이주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문화적 다양성이 증가하면 사회통합이 어렵지 않을까? 4년 전 시작된 광주와 함부르크의 청년 교류를 통해 나는 한편으로 이 다양성의 증가를, 다른 한편으로 사회통합의 가능성을 몸소 확인하고 있다.
2022년 처음 함부르크 청년 16명이 광주를 방문했다. 이들은 반츠벡 구 출신이었는데, 그곳 청소년의집 관장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 청주 청소년들과 교류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이제 성인이 되어 스스로 새로운 교류를 조직하게 되었다. 반츠벡 구와 함부르크 시는 이들이 광주를 방문하고, 또 광주에서 만난 친구들을 함부르크로 초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올여름 우리를 초대한 함부르크 청년들은 모두 ‘독일인’이었지만, 그 출신 배경은 다양했다. 세네갈, 이란, 튀르키예,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출신 청년들이 섞여 있었다. 2년 전에는 그 구성이 또 달랐다.
한국인 친구들을 초대한 이 청년들은 2주 동안 함부르크와 독일의 여러 면을 보여주었다. 자신들의 다양한 배경과 관련된 다양한 음식도 맛보게 해주었지만, 그들을 ‘함부르크 사람’과 ‘독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공통의 역사적 장소와 정치적 제도도 소개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이민박물관에도 갔고, 구청과 시청도 방문했으며, 노이엔가메 수용소도 가보았다. 퀴즈를 풀며 도시 곳곳을 누비기도 했고, 같은 이주 배경을 가진 아이단 외조우스 연방하원 의원도 만났으며, 미술관과 박물관에도 갔다. 물론 놀이공원에도 갔으며, 독일의 밤 문화도 즐겼다.

친구들에게 함부르크와 독일을 소개하기 위해 이들은 꽤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했다. 숙소를 예약했고, 교통편을 마련했으며, 만날 사람을 섭외했고, 방문할 장소를 예약했다. 서른 명가량의 인원이 함께 점심과 저녁을 먹을 식당도 음식이 물리지 않게 다양하게 골라 예약했다. 그러나 이런 준비만으로 교류가 성사될 수는 없다. 이런 일에는 언제나 큰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청과 시청의 예산 지원을 끌어내는 데에는 ‘어른들’의 힘이 필요했다. 오랫동안 함부르크 슈타일스후프 청소년의 집에서 일하고 작년에 은퇴한 지모네 복 관장은 사회복지사로서 이런 교류 활동이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과 특히 이주 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필요하다고 보았고,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이런 국제 교류의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나는 이 교류가 단순히 경제적 소외 계층에게 해외여행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임을 느꼈다. 해외여행이야 부모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도 얼마든지 맘만 먹으면 돈을 벌어 할 수 있지만, 이런 작지 않은 규모의 국제 교류를 스스로 조직하는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더 나아가 외국의 친구를 초대해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와 나라를 소개하는 일은 다양한 이주 배경을 가진 청년들을 그 도시와 나라의 진정한 구성원으로 만드는 매우 자연스러운 방식이다.
요즘 청년들이 자기가 나고 자란 도시에 관심이 없고 나라의 역사에 무관심하다고 걱정하는 ‘어른들’의 푸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청년들이 이런 국제 교류를 스스로 조직해 외국의 친구를 초대할 수 있도록 후원해 보면 어떨까? 이런 교류가 해마다 반복되어 같은 경험을 한 청년들이 늘어나면 지역 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 이 글은 2025년 8월 25일자 <교수신문>에 '대학정론' 칼럼으로 실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