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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어려워
새로운 위험, 낡은 국가: 메르스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제기하는 과제 국가의 본질은 위기시에 드러난다는 말이 있다. 전쟁이나 내란으로 인해 국가의 지위가 흔들릴 때 그 본질이 결국 폭력임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뜻이다. 그런데 오늘날 국가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은 외적의 침입에 의한 전쟁이나 혁명 세력이 일으키는 반란 따위가 아닌 것 같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확산이 가져다준 공포는 현대의 위험이 무엇이고 국가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과거에 국가는 지배자 또는 지배집단의 소유물이었다. 이들이 국가에 대한 소유를 주장할 수 있었던 근거는 자신들이 국가를 외적의 침입과 같은 위험으로부터 지키고, 그럼으로써 그곳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피지배자들을 보호한다는 것이었다. 지배집단은 그 보호의 대..
2014년 4월 16일은 최소한 한국인에게 잊히지 않을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 날을 어떤 날로서 기억해야 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아직은 사태를 더 수습해야 하고, 수많은 무고한 죽음을 더 애도해야 한다. 이 날의 의미는, 잊지만 않는다면, 천천히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드러난 부실한 안전 조치들은 지금 당장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 사법적ㆍ정치적 책임은 나중에 물어도 되지만, 안전 조치는 지금 당장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당국에서 검사할 때 취한다고 하면 똑같은 사태가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그 동안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근대화를 추진하면서 경쟁에서 어떻게든 이기려고 온갖 위험을 무릅써왔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