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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어려워

‘네다꼰’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직접 듣거나 써본 적은 없다. 어디까지나 글로 배운 말이다. ‘네, 다음 꼰대!’의 줄임말인데, 누가 일장 훈계를 늘어놓으면 그것을 세상 흔한 꼰대질로 요약하며 거부할 때 사용하는 인터넷 언어라고 한다. ‘다음 소희’라는 영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왠지 모르게 이 말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 훈계질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수많은 ‘꼰대’들, 그리고 한 명의 꼰대를 물리치면 또 다른 꼰대가 나타나듯이, 수많은 ‘소희’들이 줄을 서 있고, 한 명의 소희가 사라지면 다음 소희가 그 자리에 들어서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며칠 전, 그 영화를 봤다. 영화는 실업계 고등학교 3학년생인 소희가 통신사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면서 겪는 일을 소재로 하고 있다. 2017년 전주에서..
상식을 상식으로 가지고 있지 않은 집단이 있다. 바로 대학생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노동력을 제공하고 급여를 받는 노동자가 될 것임이 지극히 당연한데도 초ㆍ중등교육에서 노동자로서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구체적 지식과 기술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성인이 되어 이런저런 형태로 노동을 할 때 자기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지 못한다. 명색이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에서 그런 지식과 기술을 뒤늦게 가르치는 것도 어색하지만, 장벽은 또 있다. 여전히 많은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이미 노동자일 뿐만 아니라 장차 노동자가 될 것임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노동(자)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중에 행여 경영자가 되었을 때 노동(자)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상식의 확인과 회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