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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어려워
책 사이에는 지식이, 빵 사이에는 고기가 파리 동남쪽에는 매우 특이한 모양의 거대한 도서관이 하나 있습니다. 이 도서관에는 어떤 사람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그 주인은 바로 프랑수아 미테랑이라는 프랑스 최장수 대통령입니다. 그는 (지금은 5년으로 바뀌었지만) 임기 7년의 대통령직을 연임하여 14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일했습니다. 그의 두 번째 임기 때 세워진 도서관이 바로 프랑수아 미테랑 국립도서관입니다. 독일 베를린의 국립도서관과 마찬가지로 이 도서관도 이용을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합니다. 참고문헌실을 하루 이용하기 위해 3.5유로, 우리 돈으로 5천 원 가량을 내야 합니다. 제가 파리에 머물던 시기에 아주 운이 좋게도 주말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서 토요일 아침에 길을 나섰습니다. 파리의 남쪽 국제대학..
더 다양할수록 더 완전하다 파리의 남쪽 끝에는 대규모의 국제대학기숙사촌(Cité Internationale Universitaire de Paris)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각국에서 파리로 유학 온 학생과 연구자, 예술가들이 먹고 자는 곳입니다. 130개 이상의 나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니 그 사실만으로도 놀라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이곳이 유명한 것이 단지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국적이 다양하고 그 수가 많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곳에 있는 40개의 ‘메종’이 그 집에 이름을 부여한 40개의 국가에 의해 지어졌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곳에는, 예컨대, 인도관, 캄보디아관, 일본관, 이탈리아관, 스위스관이 있습니다. 때로는 각각의 집에 고유의 이름이 붙어 있기도 합니..
그 도서관은 아직 거기 있을까 연재를 시작할까 합니다. 가물가물해진 기억의 끈을 조심스레 붙잡고 유럽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결국 광주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저를 통해 광주가 유럽을 만났고, 또 유럽이 광주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저는 도서관을 좋아합니다. 도서관장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곤 할 정도입니다. 도서관의 맛을 알게 된 것은 사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였습니다. 그 전까지 저는 일명 ‘독서실’과 도서관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대학 1학년 때 도서관 이용과 관련한 교양과목을 수강하면서 처음으로 개가식 도서관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는 온갖 책이 학문분야별로, 그리고 주제별로 나뉘어 꽂혀 있었습니다. 목사인 아버지의 서..